090526

May 26, 2009

마을버스는 느려터졌다. 버스기사는 배차간격을 지키기 위해서 악셀을 지긋이 누를 뿐인데 버스는 늙고 늙어서 그마저도 버겁다는 듯이 부글거린다. 집으로 돌아가는 어스름한 낮과 밤의 가운데.

버스에서 내리자 새로산 발목까지 올라오는 신발의 끈이 다시 한번 풀렸다. 무릎을 대자, 낮동안 빨아들인 열기로 아스팔트가 미적지근하니 따뜻했다. 무슨 특별한 감상이 든 것은 아니었고, 눈 멀리 언덕으로는 가느다란 소녀 하나가 허리를 굽힌채 경사를 오르고 있었을 뿐인데, 왠지 나는 이 순간을 남기고 싶어졌다. 기억하고 싶어졌다. 무덤덤한 표정을 지은채 운동화끈을 묶는 10초 남짓한 '지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