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헬레네의 10년
February 10, 2011
벨로리는 회화나 조각에 재현된 인간의 모습이 자연의 상태보다 더 완전하거나 아니면 최소한 더 완전해야 하고 그것이 가능함을 증명하는 증거를 끊임없이 수집해왔다. 그는 현실에서 완전한 아름다움의 예를 찾을 수 없다고 주장한 모든 예술가의 말을 인용했고, 살아 있는 존재의 가장 빼어난 아름다움을 그림이나 조각과 비교하여 표현한 많은 글을 인용했다. 호메로스가 말한 트로이 전쟁의 원인을 벨로리가 반증하는 대목은 매우 흥미롭다. 호메로스는 트로이 전쟁이 헬레네의 아름다움 때문에 일어났다고 말했는데, 이에 대해 벨로리는 자연인 헬레네가 10년동안이나 지속된 국가 간의 전쟁을 일으킬 만큼 아름답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호메로스가 트로이 전쟁 이야기를 더 멋지게 다듬기 위해, 그리고 그리스에 완벽하게 아름다운 여인이 있다는 점을 인정함으로써 그리스 인들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그렇게 했다는 것이다. 벨로리는 전쟁이 실제 여인의 불완전한 아름다음 때문에 일어난 것이 아니라 파리스가 강탈하여 트로이로 갖고 간 조각상의 완전한 아름다움 때문에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파리스가 헬레네를 납치했다는 신화는 고대에도 간혹 의심의 대상이 되곤 했다. 예를 들어 크리스소스토무스는 헬레네가 파리스의 합법적인 부인이었다고 보았다. 그러나 고대의 저술가들은 이 신화가, 실제 여인이 아닌 단지 미술 작품 하나가 10년간이나 계속된 전쟁을 정당화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공격받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는 조금도 예상하지 못했다.에르빈 파노프스키, [파노프스키의 이데아] (9788970842622) p. 90-91
헬레네를 데리고 달아나는 파리스를 추격하고 있는 메넬라오스의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