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020 l 좋아하는 음악가
October 23, 2011
"가장 좋아하는 음악은 무엇입니까?"
요즘 듣고 있는 한 수업에서 철학박사의 학위를 가지고 있는 강사가 물었다. 7명의 수강생들 사이에서 미묘한 공기가 퍼져나왔다. "언제나 이런 질문을 하면 참 고민되죠. 그리고 집에가서 후회하게 됩니다. 왜 내가 그 때 그 사람이라고 이야기 했을까? 이 사람을 말하면 좀 더 쿨해 보였을텐데." 그러게나 말이다. 선택한 노래들보다 선택에서 빠진 노래들이 더욱더 밟힌다. 다른건 차지하고서라도, 난 왜 Tom Waits를 선택하지 않았던 것일까? 아마도 이맘때의 어떤 반영인걸까?
한 주의 흘러감은 아침 풀-장에서 가르는 수영같다. 처음에는 허우적거리다 다리에 쥐가 나는 일이 잦았다. 한 번도 같은 선상에 서야 한다는 의식을 가지지 않았던 다른 이(들)과, 이제는 같은 출발점과 같은 도착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어색하고, 또는 내가 그(들)에게 뒤쳐지고, 그(들)이 나감에 있어 방해가 되는 존재가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자꾸 나의 고개를 쳐들게, 어깨에 불필요한 힘이 들어가게, 그리고 허둥거리는 무릎으로 물장구를 치게 만들었다. 헤엄치는 동안 얼굴이 앞이 아닌 바닥을 바라봐야, 비로소 빠른 속도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 아침 풀-장에서 가르는 수영이다. 그렇게, 좋아하는 음악가를 빠른 속도로 말할때, "베토벤 7번, 호소노 하루오미, 키린지"라고 대답하는 2011년 10월의 나. "톰 웨이츠, 마빈 게이, 브람스 1번" 이라고도 말할 수 있었던 것과는 조금 다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