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January 2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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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3시간이면 서울에서 속초까지는 길에는

꽤나 많은 기억들이 숨어있다. 92년 즈음부터의 

속초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길, 어머니와 나는 그때는 정말로 변변치

않았던 도로들을 뒤로 하며, 귤 한 봉지를 까먹으면서

서울이라는 이름의 강하면서도 싸늘한 공기에 이끌려 갔다.

그 모든 신나는 일들이 사그라들어, 이제 돌아오는 길에는

조금은 차갑고, 더 말이 없고, 그래서인지 산맥이라던가 대간이라던가 하는

그저 서늘한 줄기 너머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홍천 어귀부터 얼려놓은 길에

더 쉽사리 미끌어져가며,

그야말로 죽을뻔 해 둘이 부둥켜 안고 엉엉 울기도 하면서, 자동차를 달렸다.

 

20년이 지나, 2시간이 줄어었음에 재차 경탄을 터트리며, 매 년, 가족은 

별 이유 없이도 적어도 세 번은 속초로 가는 길에 나선다.

우리가족의 기억들 - 부모님의 젊음과 좌절,

불안과 미지의 눈동자를 하고 있었을, '서울 사는 친구들'에 대한

복잡한 감정 - 이런 것들이 두서없이 뒤엉켜 있는 과거는,

새롭게 단장된 고속국도 저 아래 있는 2차선, 지금은 풍화작용의 용도뿐인

'구길'에 덧붙여 있다. 우리는, 마주했다 싶으면 이내 휙 하는 사이에

스쳐가는 그 과거를 내려다보며 지나가고, 보통보다 1시간이 긴, 말도 없고 눈을 감은

목욕시간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