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내용)이 아니라 그 형식(구조)에서다.

December 11, 2011

역사에서의 반복은 같은 사건이 되풀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반복이 가능한 것은 사건(내용)이 아니라 그 형식(구조)에서다. 사건 자체는 반복을 피할 수 있다. 그러나 경기순환처럼 어떤 종류의 구조는 피할 수 없다. 내가 문제 삼으려는 반복은 그 같은 반복 강박이다. 프로이트가 말한 것 처럼 반복강박이란 결코 상기되지 않는 '억압된 것'의 회귀다. 상기되는 대신에 그것은 현실에서 반복된다. 우리가 상기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사건에서뿐이다. 1870년대, 1930년대, 1990년대를 사건으로 비교하는 것은 거기에 존재하는 '억압된 것의 회귀'를 놓치게 만든다. 그것을 보기 위해서 우리는 [자본론]과 특히 [브뤼메르 18일]을 필요로한다. 마르크스는 이 책 첫머리부터 역사에서의 반복성이라는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유 '억압된 것'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첫머리에 서술한 사항, 즉 의회제와 자본주의 경제에서의 representation 문제와 관련이 있다. 확실히 그런 시스템들은 억압적이다. 그러나 반복강박을 형성하는 것은 그 같은 억압이 아니다. 결코 표상될 수 없는 '억압된 것'이란 그 같은 표상시스템 그 자체를 가능하게 하는 '구멍'이다. 그런데 이 구멍은 특벼맇 볼 수 없는 것이 아니며, 그러기는커녕 곳곳에 존재하고 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것이 '구멍'이라는 사실이 감추어지고 있다.

- 가라타니 고진, [역사와 반복], p. 1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