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04

December 4, 2012

회식이 있는 부인을 기다리며 길 건너편의 카페에 앉았다.

지원서를 조금 더 써 볼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이제 한 시간 남짓, 딴짓 중이다.

앞에서는 한 굵은 중년 남성이 그야말로 가랭이를 쭉 벌리는 듯한 목소리로 자신의 사업과 자신의 컨셉과 앞으로의 일들, 그런 것들에 대해서, 중간 중간 뾰로로롱 울리는 핸드폰을 받아가면서, 반대편에 앉아있는 중년 여성에게 일장 연설을 하고 있다. 

설치형 wiki를 써볼까 하다가 왠지 지금 가지고 있는 각종 서비스 계정들도 잘 못 쓰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에 그만 두었다. 

소비는 간헐적으로 찾아오고, 이 곳에서 저 곳으로 뛰어다닌다. 문득 친구와의 대화에서 나는 어엿 직장인이 되어버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각성의 영역이라기 보단, 그런 느낌이 들었다. 소위 아저씨들의 서글픔이 찾아오진 않았다. 변화라는 것이 반드시 슬플 필요는 없는 일이라. 만약 그것이 슬프다면, 나를 '나'라고 믿었던 어리석음에 기인해야 할 것인데, 그러기엔 나의 자아는 그닥 볼품이 없다. 

 

 

그 모든 것들이 지나간지, 이제 처음부터 끝까지, 길어야 이 년이 지났다. 소위 다시 찾아온 일상이란 영역이 더할나위 없이 어색하다. 그 틈이, 어떠한 균열처럼 느껴진다. 강하게 나를 잡아당기던 끈들이 느껴지지 않게 되어, 그 틈에 잡아야 하는 균형에 두 다리가 허우적거리고 있다는 느낌이다. 

 

부쩍 글을 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