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8시
November 25, 2012
오전 8시 부터 길게는 9시 반까지는, 직장 근처의 '커피는 마음에 썩 차지는 않지만, 2층에 앉아 밖을 내다보면 (앞) 광화문 광장이 보이거나, (뒤) 조용한 주차장에 떨어져 내리는 낙엽을 볼 수 있으며, 무엇보다 이 시간(아침 8시)에 열려 있고, 심지어 한가하기까지한 커피숍'에 앉아있다. 지난주 부터 시작된, 일찍 일어나서 같이 출근하기의 결과이다. 생각보다 몸은 피곤하진 않고, 조금 일찍일어나면, 여유있는 한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 아침의 알람에도 불평없이 일어나는 편이다.
아침의 알람, 이거에 대해서 이야기를 조금 해 봐야 하는걸까? 그 사이에 생긴 여러가지 신상의 변화들 중에, 나의 결혼이 있다. 그 과정에서 있었던 지난한 이야기들은 이제 고작 1개월이 지났을 뿐인 나의 결혼생활에서 무언가 회색으로 굳어져 정강이 근처, 저 발치의 어디에선가 매달려있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지금까지 우리의 생활은, 타인과의 교류가 현저히 줄어들어 있는 채 (그로 인한 위축때문일까?) 결혼 전과 매우 같으면서도 또 조금 다르다. 흔히들 "결혼하니까 좋냐?"라고 묻는 질문들에 "(연애때와는) 달라요."라고 이야기 하곤 하는데, 이게 사실은 가치평가라기 보단 정말 서술적인 말이다. 다르다. 마치 같은 회사의 제품을 쓰는 나와 그녀가 서로 다른 알람소리를 가지고 일어나는 것 처럼. 그 찌르는 듯 한 '비상Emergency'을 알리는 알람소리는 솔직히 아직 완벽하게 적응하지 못했다. 그 완벽하게 적응하지 못했음이, 지금의 나의 결혼생활을 설명하는 "달라요."의 한 부분이다. "달라요." 그렇지만 나쁘지 않다. 더욱더 행복한 언어를 사용하지 못하는 나의 글쓰기 습관에 미루어 본다면, 이 건 꽤나 수준있는 상찬에 속한다. 그렇다고 무언가를 가장하고 싶지는 않으니까.
그리고 그 회색의 굳어진 무엇은 때때로 그 존재를 가늠할 수 없었던, 방구석에 떨어진 압핀 처럼 가끔 발 바닥의 두껍거나 연약한 부분을 살짝 찔러대곤 한다. 너무 많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기. 그것을 바로 쳐다보지 않으며 손을 뻗어 압핀을 빼어내 가까운 쓰레기 통에 버린다. 로 대응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그것을 바로 쳐다보지는 않는다. 우리 둘은 그저 옆으로 누워, 팔을 뻗어 서로를 안아- 터무니 없는 농담들과 밖에서는 하지 않는 습관들을 보이고 상대에게 보이고 있다. 지금은, 그걸로 되었다. 그러니 이 문단은 "달라요."에 부연하는 "좋아요^^" 항목으로 읽어보자.
나에게는 두 달 앞이 보이지는 않는다. 불안의 요소는 언제나 있다. 어쩌면 안정감이 주는 일상의 행복, 그것이 없는 삶도 생각보단 나쁘지 않을 수도 있겠다. 사실 (혹은 어쩌면) 그런건 원래 없는 거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바닥에 뿌리내리기를 거부하며 무릎 아래 부분을 계속 흔들어 댄다. 가끔은 그로 인해 머리가 울려 두통이 오기도 한다. 스탭을 움직일 때, 가끔은 회색의 그것이 변한 (위의) 압핀이 밟히기도 한다. 그 불완전한 스탭들은 어쨋거나 마주 보고 있는 두 얼굴에 집중하여 무시한 채, 그렇게 오늘의 8시를 보내고 있다. 그러므로 "달라요. 하지만 좋아요^^"라고, 책을 계속 읽고 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말에 조금 더 편향적으로 되었다. 인정하면, 듣는다. 인정치 않으면, 형편없이 비웃는다. 지금은 형식에 관계없이, 강의실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꽤 큰거 같다고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