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누구도 바나나 회사...

June 23, 2013

.. 그 누구도 바나나 회사 노동자들에 대한 학살이 실제로 일어났는다는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 1928년 12월에 늪지대에서 일어난 스펙터클한 학살은 사실과 허구, 객관성과 주관성의 경계를 흐리게 하며, 오늘날에도 정확히 얼마나 죽었는지를 실제로 모른다. 유나이티드프루츠 사의 플랜테이션에서 노동자들이 하루 8시간, 주 6일 노동을 명문화한 근로 계약을 요구하면서 파업이 일어났다. 한 달간의 교착 상태가 지난 후 파업을 끝내기 위해 군 1개 연대가 보고타에서 파견되어 거리와 지붕에 기관총을 설치했다. 그리고 나서 12월 6일 일요일 늦은 아침에 미사를 드린 후 광장에 모여 지사의 연설을 들으려 하는 노동자들과 부인들과 아이들에게 총격을 가했다. 시끄러운 총소리와 엄청난 혼란 속에서 사람들은 일제 사격을 피해 흩어졌다.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이렇게 쓴다. "군중은 기관총들의 지칠 줄도 모르고 계속 되는 규칙적인 가위질에 의해 가장자리가 양파 껍질 벗겨지듯 차근차근 동그랗게 잘려나가고 있었기 때문에 진원지를 향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거대한 소용돌이를 타고 빙빙 돌면서 가운데에 갇히게 되었다."
아마 3,000명이 죽었을지 모른다. 아니면 한두 명이 죽었을지도 모른다. 혹은 한 명도 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학살은 그저 꿈, 대중의 악몽, 역사의 책략일 수도 있는가? 이 집안의 무정부주의자 가운데 한 명인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의 증손자인 호세 아르카디오 세군도가 거기 있었으며, 거리에서 작은 아이 하나를 구하려다가 고꾸라져 정신을 잃었다. 총알이 비처럼 쏟아질 떄였다. 몇 시간 후에 그는 거의 유일한 생존자로 꺠어났는데, "끝없이 길고 고요한 기차에" 말라붙은 피가 덮여 있었고, 아래로 향한 얼굴은 죽음의 어두운 냄새를 맡고 있었다. 그는 기억상실증에 걸렸는가? 아무튼 호세 아르카디오 세군도는 기차에서 뛰어내려 마콘도로 돌아왔다. 후일 그는 한 여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삼천 명은 되었을 겁니다." "뭐가요?"라고 그 여자가 묻는다. "죽은 사람들 말이에요." 호세 아르카디오 세군도가 분명하게 말한다. "여자는 딱하다는 눈초리로 그를 찬찬히 뜯어보았다. '여긴 죽은 사람이 없는데요.'" 호세 아르카디오 세군도가 집에 도착하다 똑같이 당황스러운 반응이 그를 맞이했다. "죽은 사람은 없어요"
후일 호세 아르카디오 세군도는 단서를 찾기 위해, 증인을 찾기 위해, 그가 자신의 눈으로 본 드라마를 확인해줄 아무것이라도 찾기 위해 마콘도의 황량한 젖은 거리를 배회하고, 두려움에 떨며 터벅터벅 다녔다. 호세 아르카디오 세군도의 형인 아우렐리아노 세군도조차 학살에 관한 호세 아르카디오의 이야기도, 죽음의 기차를 탄 그의 여행도 믿지 않았다. 그리고 나서 며칠 후 누그러지지 않았으면 하는 열대의 폭우 속에서 호세 아르카디오 세군도는 마침내 공식 포고문을 읽는다. 군 당국과 파업 노동자들이 합의에 이르렀다. 항의가 있던 일요일에 모든 사람이 평화롭게 집으로 돌아갔다. 노동자들이 새로운 조건을 받아들였고, 3일 동안 축제가 벌어졌다. "정부가 사용 가능한 모든 매스컴을 총 동원해 전국적으로 수천 번이나 되풀이해 유포한" 이야기는 이 사건을 잠들게 했고, 동의라는 객관적인 보증을 가졌다. "사망자가 한 명도 없었고, 만족한 노동자는 모두 가족을 찾아 돌아갔으며, 바나나회사는 비가 그칠 때까지 작업을 중단한다." 한 장교가 여전히 혼란스러운 호세 아르카디오 세군도를 진정시키기 위해 이렇게 주장한다. "꿈을 꾸신게 틀림없습니다. 마콘도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앞으로도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여긴 살기 좋은 마을입니다."

앤디 메리필드, 마술적 마르크스주의 [9788962605235]

"사실과 허구는 상호 작용하며, 서로를 부정한다. 살아 있는 것은 재현이 되며, 재현은 살아 있는 것이 된다. 우리는 어떻게 하나의 이야기가 다른 이야기보다 진정성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 "진정한" 어떤 것이 있는가? 두 이야기는 진정하지 않은 만큼이나 진정한 것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