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잊지 않겠다는 다짐
April 13, 2015
평생 잊지 않겠다는 다짐들을 폄하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평생동안, 그 기억을 통해 무엇을 짊어지겠다는 것인 걸까? 아리스토텔레스는 기억을 두가지로 구분한다. ‘무슨일이 있었는가’ 보다 더 중요한 중요한 것은 그 사건을 앞으로 어떻게 능동적으로 ‘회고’하게 될 것인지에 있다. 당신과 나는 이 사건을 하나의 ‘비극’으로 남겨둘 것인가? 아니면 ‘구조적인 실책’ - 실책의 ‘진실’이 개략적으로 밝혀지고, 당대의 법 체계 안에서 그에 대한 공과가 규명되었으며, 나아가 그 과정에서 당대의 법 체계가 가졌던 모순, 그늘, 살피지 못한 어떤 공간을 보정할 수 있는 계기, 그 계기로 인해 시리도록 아프지만 한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었는지 - 등의 질문에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질문이 대답되지 않는 이상, 집단적인 트라우마, 그로 인한 공포, 불안, 히스테리는 계속될 것이다. 지난 70년간 남한을 지탱해온 ‘성장’이라는 이데올로기는 이러한 트라우마에 그 원동력을 기대고 있다. 앞으로의 70년간도 이러한 삶이 강요된다면,. 아니, 그러한 삶이 70년간이나 더 강요될 수는 없을것이다. 어떻게 기억함은, 이렇게 몰락으로써의 미래와 맞닿겠지. 이 기억을 어깨에 짊어져야 한다. 지금과는 좀 더 다르고, 하지만 더 당연한 방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