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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7, 2017

아이는 이제 많이 자랐다. 나 또한 그리 자랐는지는 모르겠다. 십 년인가 전쯤에 나는, 사람은 자라지 않는 존재인 듯 하다고 철모르고 생각했으나, 지금의 나는 차라리 사람은 죽는다고 생각하기로 한다. 하루의 몇 시간 정도를 온전히 보낼 수 있게 된지 오늘로 삼일째. 어색하다. 창 밖의 소나무가, 말라가는 딱풀로 이어져 있는 것 같은 나의 몸. 죽어가는 것은 아니겠지. 그것은 차라리 한 시에 올 것이다. 그 틈에서 계속 웃고 떠들어댈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자랐음”의 정의일지도 모르겠다. 철이 없는 것은 매한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