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을 긋는다는 행위에 대하여

April 13, 2018

선을 그리자. 선은 움직임이다. 점과 점을 연결하며 나아간다. 따라서 선은 시간이다. 나아가는 그 등 뒤에서부터 선은 희미해진다. 때로는 다시 돌아와 먼저의 흔적을 더듬어 다시 그린다. 그래서 선은 또한 기억이다. 현재의 근거가 된다. 미래에 대한 약속이 된다. 따라서 선을 그리는 행위는, 정치적이다.

선을 그리자. 누구든 넘어 갈 수 있는 하찮은 선을. 하지만 그 안에 누가 속하는지 드러내는 선을. 그 선의 안팍에 속하는 것은 하나의 선언이 되고, 미처 선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는 사람들을 다시 포함하는 새로운 선을 그리는 것이 허용되는 그런 선을. 나를 구성하는 지금에 그것을 다시 재정의할 그런 선을 그리자. 지금은 보이지 않는 약속의 선을 그지자. 반복이자, 운동이며, 약속이자, 기억이며, 끊임없이 뻣어나가는 아름다운 호를 가진 선을.

모든 것에 대한 선을 그리지는 않을것이다. 그러한 일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적어도 최소한의 선을. 때로는 가로로 - 마치 지평을 드러내는 것 처럼, 때로는 세로로 - 그 지평을 부수는 번개처럼, 때로는 사선을 - 영원히 따라갈 수는 없는 가늠할 수 없는 어떤 영역을 향하는 선을. 그런 생각의 움직임을 바라보기 위해. 그런 선을 그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이 글을 쓰게 만들었다. 이해할 수 있는 영역과 이해할 수 없는 영역, 용인할 수 있는 영토와 용인해서는 안되는 영토, 지지할 수 있는 입장과 지지할 수 없는 주장을 가늠하는 선을 그려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